퇴근하고 나면 뭘 해 먹을지 생각하는 것부터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배달앱을 열면 메뉴를 고르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 편합니다. 한두 번 주문할 때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지난달 결제 내역을 훑어보니 비슷한 금액이 여러 번 반복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창하게 “이제부터 배달 금지”를 정한 건 아니었습니다. 평일 중 몇 번만 집에 있는 재료로 먹어보고, 정말 먹고 싶은 날에는 그냥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한 달 정도 그렇게 지내보니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변화가 보였습니다.

배달비보다 먼저 줄어든 건 ‘한 번 주문할 때 쓰는 돈’이었습니다

배달음식은 메뉴 하나만 고르고 끝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려고 사이드를 추가하거나, 배달비가 아깝다는 생각에 음료나 다른 메뉴를 더 담기도 했습니다. 반면 집에서 먹는 날에는 밥과 국, 김치에 계란이나 반찬 하나 정도로 끝나는 날도 많았습니다.

정확히 얼마를 아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장을 보는 비용도 들어가고 집마다 주문 횟수와 식사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결제 한 건의 금액이 작아지고 배달 주문 자체가 줄면서 월말 카드 내역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느낌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장을 많이 보는 것보다 ‘먹을 만큼만’ 사는 게 더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배달을 줄이려면 냉장고부터 꽉 채워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의욕만 앞서 채소와 반찬을 많이 사두면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배달비를 아끼려다 식재료를 버리면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보기 기준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며칠 안에 먹을 재료만 사고, 계란이나 김처럼 오래 두고 간단히 곁들일 수 있는 재료를 챙겨두는 식이 편했습니다. 요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니 오히려 집에서 먹는 날을 유지하기 쉬웠습니다.

배달앱을 여는 횟수 자체가 조금씩 줄었습니다

가장 의외였던 건 주문 버튼을 누르기 전의 습관이었습니다. 전에는 배가 고프면 자연스럽게 배달앱부터 열었는데, 냉장고에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부터는 먼저 집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게 됐습니다.

물론 피곤한 날이나 먹고 싶은 메뉴가 있는 날에는 여전히 배달을 이용했습니다. 다만 “오늘은 무엇을 시킬까”가 기본값이었던 생활에서 “집에 있는 걸 먹을까, 오늘은 주문할까” 정도로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한 달 생활비에서 체감된 건 작은 지출의 반복이었습니다

생활비를 볼 때 큰 지출은 기억하기 쉽습니다. 반면 한 번에 몇 만 원씩 나가는 배달 주문은 각각 보면 평범해서 금방 잊게 됩니다. 한 달 단위로 모아보면 이런 작은 결제가 생각보다 자주 반복됐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배달을 무조건 참기보다 횟수를 의식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이번 주에 몇 번 주문했는지만 알아도 별생각 없이 연달아 주문하는 일은 줄었습니다. 생활비를 줄이는 데 거창한 규칙보다 이런 작은 확인이 더 잘 맞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편리함을 포기한 게 아니라 비율을 바꾼 셈입니다

배달음식은 분명 편하고, 바쁜 날에는 시간을 아껴주는 좋은 선택입니다. 한 달 동안 느낀 건 배달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편하다는 이유로 별 생각 없이 반복하는 횟수가 생활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금도 배달을 이용하지만 예전처럼 습관적으로 주문하지는 않습니다. 집에서 간단히 먹는 날과 배달하는 날을 적당히 섞는 정도가 오히려 부담 없이 오래 유지됐습니다. 생활비도 줄이고 싶다면 무조건 끊기보다 지난 한 달 주문 횟수부터 한번 확인해보는 것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전기요금처럼 반복되는 생활비도 비슷했습니다

한 번의 지출보다 매일 반복되는 습관이 월말 금액을 바꾸는 건 다른 생활비도 비슷합니다. 여름철 냉방비가 신경 쓰인다면 쉐키루의 여름 전기요금 아끼는 에어컨 사용법 7가지도 함께 참고해보세요.